매일 즐기는 커피가 우리 몸속 미생물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근 연구 결과, 커피 섭취가 장내 유익균 중 특히 로소니박터를 증가시켜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본 포스트에서는 커피와 장내 미생물의 상관관계, 그리고 커피 섭취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건강상의 이점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 |
커피와 장내 유익균인 로소니박터 |
커피와 장내 유익균인 로소니박터
최근 하버드의대 연구팀이 커피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를 발표했다. 우리가 매일 마시다시피하는 커피가 장내 미생물과 깊은 관련이 있으며 심지어 건강에 이로운 효과를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 |
장내 유익균인 로소니박터 (이미지 출처- semanticscholar) |
하버드의대 연구팀은 약 2만 명의 참가자들의 식단과 건강 데이터를 살피며 150가지 이상의 식품을 분석한 결과, 커피가 장내 유익균, 특히 로소니박터(Lawsonibacter)와 깊은 연관이 있음을 밝혀냈다. 커피를 마시는 것만으로 장내 미생물이 활성화되고 이를 통해 건강을 돕는 물질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말이다.
로소니박터는 커피 속에 함유된 폴리페놀인 클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을 먹이로 삼는데, 로소니박터가 클로로겐산을 먹으며 생성하는 대표적인 물질이 바로 퀴닉산(quinic acid)이다. 퀴닉산은 커피뿐 아니라 사과, 배, 복숭아, 당근, 자두, 야채 등에 함유되어 있는 성분으로, 세포손상을 방지하고 만성 염증을줄이고 감염 예방, 당뇨 관리, 암의 진행 억제, 통증 완화 등 다방면의 건강 효과를 발휘하는 강력한 항산화제다.
하버드의대 연구팀은 퀴닉산 혈중농도가 참가자들 중에서도 커피를 마시는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훨씬 더 높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러한 퀴닉산이 우리 몸에 이로운 영향을 주는 커피의 핵심 물질이라고 보고 있다.
이러한 효능은 디카페인 커피를 마셔도 동일한 건강 효과가 나타난다고 연구진은 밝혔는데, 그 이유는 커피에 함유된 폴리페놀인 클로로겐산과 퀴닉산은 카페인 함유량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좀 더 건강한 커피를 선택하는 방법
![]() |
고산지에서 재배된 커피 원두의 폴리페놀 함량이 더 높다 (이미지 출처- thespruceeats) |
① 원두 선택 -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케냐 등 고산지대에서 재배된 원두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연구에 따르면, 고도가 높을수록 커피에 비타민 B3와 폴리페놀 함량이 더 높기 때문이다.
![]() |
다크 로스트보다 라이트 로스트 원두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미지 출처- sakiproducts) |
② 로스팅 방식 - 커피를 볶는 방식도 중요하다. 건강을 위해서는 다크 로스트(Dark Roast)보다 라이트 로스트(Light Roast)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 이유는 라이트 로스트가 클로로겐산 성분이 더 풍부하기 때문이다.
![]() |
필터를 사용해 내린 커피가 건강에 더 이롭다 (이미지 출처- blackinsomnia) |
③ 추출 방법 - 커피 필터를 사용해 내려 마시는 것이 가장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 필터를 사용해 내리는 경우 LDL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디터펜(Diterpene)을 걸러주기 때문이다.
하루 커피 권장섭취량과 수면에 지장을 주지 않는 커피를 마시는 시간
전문가들은 하루에 커피를 4잔 이상 마시는 것을 피하고 오후 3시 이후부터 커피 섭취를 피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더불어 커피를 오후 늦게 마셔 수면에 지장이 있을 것이 우려될 경우 브로콜리를 섭취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 |
커피 때문에 수면이 걱정된다면 브로콜리를 섭취해보자 |
2007년 연구결과, 브로콜리가 간의 사이토크롬 P450 CYP1A2(Cytochrome P450 CYP1A2)라는 효소를 활성화해 커피의 카페인을 더 빨리 분해하도록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로콜리 이외에도 양배추, 컬리플라워 등 십자화과채소나 무도 비슷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커피는 섬유질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커피 한 잔에 약 1.5g 정도의 섬유질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는 오렌지주스 한잔보다 훨씬 많은 양이다. 장 건강을 위해 섬유질이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즉, 커피는 단순히 에너지 부스터가 아닌, 장 건강을 돕는 역할도 한다는 것이다.
장은 제2의 뇌
![]() |
장을 제2의 뇌라고 부른다 (이미지 출처- harvard edu) |
장을 제2의 뇌라고 부르는 이유는 장과 뇌는 미주신경을 통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약 5억 개의 뉴런(신경 세포)이 있어 독립적으로 소화 및 대사를 조절하기 때문이다. 이는 장이 뇌처럼 자율적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장은 세로토닌, 도파민 등 여러 신경전달물질을 생산하는데, 이는 뇌의 작동 방식과 매우 유사하다.
장의 건강이 좋으면 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
장내 유익균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의 수치를 조절해 스트레스와 불안을 완화시키고, 세로토닌(serotonin) 분비를 증가시켜 우울증 등의 기분 장애를 완화할 수 있다. 그리고 건강한 장은 염증을 줄이고 뇌로 가는 혈류를 개선해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또한 장이 건강한 경우 면역 체계와 뇌 염증의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는 신경퇴행성 질환인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의 위험을 줄이는 데도 큰 도움을 준다.
따라서 장이 건강하면 뇌도 건강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스트레스와 불안이 줄어들며 전반적인 삶의 질이 개선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장은 단순한 소화 기관을 넘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조율하는 중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 |
채소 및 발효식품의 섭취는 장을 건강하게 한다 (이미지 출처- zoe) |
장 건강을 위해선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 과일, 통곡물과 김치, 요거트, 된장 등 발효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가공식품과 당분 섭취를 줄이고 꾸준한 운동과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다. 필요하다면 프로바이오틱스 보충제 섭취를 고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참고로 프로바이오틱스 선택 시 과립 또는 분말 제품보다 정제를 선택하는 것이 좋은데, 그 이유는 과립이나 분말제품의 경우 맛과 향을 위해 당류를 비롯한 다양한 식품첨가물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