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부족의 위험성과 청소년 및 성인을 위한 새로운 접근

 


수면부족의 부작용
수면부족의 일반적인 부작용 (이미지 출처- verywellhealth)


수면은 우리 삶의 필수적인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현대 사회는 여전히 충분한 수면을 우선시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특히, 청소년기의 생물학적 변화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많은 청소년들이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학습 능력 저하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수면이 부족한 국가


충분한 수면은 뇌 건강에 정말 중요하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아직도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있다. BBC는 대한민국이 지구상에서 가장 수면이 부족한 국가 중 하나라고 밝히기도 했는데, 안타깝게도 이것은 우리 교육 문화와 사회 환경과 관련이 깊은 듯싶다.


이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잠을 줄이거나 안 자고 공부하고 일하는 것, 그리고 자기 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으니 말이다. 





수면에 대한 인식과 청소년기 수면주기의 변화


사실 수면부족은 생각보다 위험하다. 그 이유는 뇌에 이상이 생기거나 정신 질환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유아기까지 일부를 제외하고는 가정과 교육기관에서 수면을 잘 관리하는 편이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를 충분히 재우고 어린이집, 유치원 등의 교육기관들에서도 낮잠 시간이 따로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아이들이 10대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수면에 대한 인식은 달라진다. 대부분 잠을 많이 자면 게으른 것이라고 야단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부지런하다고 가르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10대에 접어들면 청소년의 뇌는 하루 주기 리듬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주의와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참고로 우리 몸은 생체시계라고 불리는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을 가지고 있다. 쉽게 말해, 일주기 리듬은 타이밍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데, 주로 시상하부의 일부인 시교차 상핵(suprachiasmatic nucleus)이라고 불리는 영역에서 발견되는 뇌의 주시계(master clock)에 의해 일정대로 유지된다. 


그런데 사춘기 때 시교차 상핵의 시계바늘은 유아기에 비해 점 점 앞당겨진다. 예를 들어 만 9세의 일주기 리듬은 9시쯤에 잠들게 한다. 이것이 어린 아이들이 일찍 잠드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반면, 16세, 즉 청소년기가 되었을 때는 일주기 리듬이 앞당겨져 그 결과, 보통 밤 9시에 잠을 잘 생각이 아예 없어지게 되면서 밤 10시, 11시가 되어도 여전히 멀뚱멀뚱 깨어 있는 경우가 많고, 몇 시간이 더 지나서야 잠이 오기 시작한다. 


이 시기에 만약 부모가 청소년에게 10시에 가서 자라고 요구한다면, 이것은 부모인 당신에게 오후 7시나 8시에 자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그 10대 자녀에게 다음날 아침 7시에 일어나서 맑은 정신으로 상쾌하고 즐거운 하루를 시작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성인인 당신에게 새벽 4~5시에 일어나서 그렇게 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다름없다. 


따라서 청소년은 좀 더 늦게 자고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늦출

필요가 있다. 청소년의 이러한 수면 일주기 변화는 국가나 문화에 상관없이 모든 청소년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이다. 즉, 생물학적으로 강하게 정해진 것이라는 말이다. 





수면부족의 부작용


학교 등교를 위해 일찍 일어나야만 하는 우리 10대들은 수면부족에 시달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학교는 청소년의 충분한 수면을 위해 등교 시간을 늦추는 것을 고려해야한다. 이것은 학습 능력 향상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수면이 부족하면 학업능률이 떨어진다. 잠을 덜 잔 피곤한 뇌는 학습한 것을 받아들여 흡수하거나 효과적으로 보전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닌 것이다. 계속 이러한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부분 기억상실증을 일으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실제로 5,000명 이상의 초등학생을 추적 조사한 종단연구에 따르면, 잠을 더 많이 잔 아이들이 전반적으로 성적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소규모 집단을 대상으로 수면 연구실이라는 통제된 조건에서 조사한 결과를 봐도 총 수면 시간이 더 긴 아이들이 자라면서 IQ도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면이 부족한 청소년은 우울증, 불안, 조현병, 자살 충동 등과 같은 만성 정신 질환들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수많은 성인들도 수면 부족에 시달리지만, 사회 전체 분위기 때문에 그 심각성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아직도 잠을 적게 자고 일하는 사람이 열심히 사는 사람처럼 그려지고, 많이 자는 사람은 게으른 사람처럼 평가받고 있으니 말이다. 


사실 나이가 들수록 잠을 덜 자도 된다는 말은 속설일 뿐이다. 어떤 사람들은 4~5시간만 자도 충분하다고 말하지만, 뇌에 가해지는 데미지는 계속해서 쌓여 신체의 질병, 정신 건강 불안정, 각성도 저하, 기억 장애를 일으키고 사망률도 높아진다. 





자신이 충분한 수면을 갖는지 확인하는 방법


① 아침에 일어난 뒤 오전 10시나 11시에 다시 잠들 수 있는가? 즉, 기상 후 3~4시간 후에 다시 잠들 수 있다면 수면의 양이나 질이 부족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① 정오가 되기 전에 커피(카페인) 없이도 심신이 최적 상태로 움직일 수 있는가? 답이 ‘아니오’인 경우 만성 수면 부족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위의 두 질문 모두에서 수면부족의 결과가 나온다면 자신이 수면 부족 상태라는 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물론, 개인차가 있고 그날의 활동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보통 성인은 7~9시간 정도 매일 숙면을 취해야 한다. 평일에 좀 덜 자고 주말에 몰아서 자는 것도 좋지 않다. 안타깝게도 주말에 몰아서 잔다고 해서 뇌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해결되지 않으니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학교 때문에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덜 잘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면부족 문제는 개인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 


이제는 많이 잔다고 해서 게으르거나 사회적 낙인이 찍히는 분위기가 사라져야 하며, 가까운 미래에는 학교 등교 시간을 늦추거나 개인 수면 패턴에 맞게 출근 시간이 자유로운 사회적 환경이 마련되면 좋을 듯싶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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